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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짚기] “기업 오너가 떨고 있다”…찍히면 이제 조양호처럼

조양호 회장 주총서 연임안 부결…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의 행사에 소액주주 힘 커져 오너가 자발적 아닌 강제 퇴임은 이례적…다음 표적 지목된 최태원 회장은 사내이사에

  • 임지혜 기자
  • 2019-03-27 14: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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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위해 직원들까지 동원하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연임 안은 결국 부결됐다.

이로써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 사내이사직에서 자발적 퇴임이 아닌 불명예 강제 퇴임의 제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반면 조양호 회장의 다음 타깃으로 지목된 최태원 SK 회장은 사내이사 선임이 의결되며 강제 퇴임을 면하게 됐다.

조 회장의 이례적 연임 불발에 재계 역시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재계는 오너 불사의 아성을 무너뜨린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파워가 현실화 되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 오너는 퇴출될 수 있다는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27일 대한항공 강서구 사옥에서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대한항공 이사 연임안'을 표결한 결과 35.9%의 주주가 반대표를 행사해 조양호 회장의 연임이 무산됐다.

이날 대한항공 주주총회장에는 위임장을 포함해 주주 7004만주(73.8%)가 참여했다. 이 가운데 4489만 1614주가 찬성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2515만여주가 반대(35.9%) 연임에 반대하며 연임안은 부결됐다.

대한항공 정관상 이사직 연임을 위해서는 의결정족수의 2/3를 넘겨야 하지만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조양호 회장의 연임 불발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앞서 대한항공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수탁자위원회를 개최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 침해의 이력이 있다고 판단해 반대 결정을 한다"며 조 회장의 연임 반대를 분명히 했다.

재계는 국민연금의 이러한 결정이 외국인과 기관,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움직였을 거라는 분석이다.

또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책임 원칙) 행사에 소액주주들이 힘을 더하며 소액주주의 목소리 역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재계 관계자는 “스튜어드십코드의 행사를 통해 대기업 오너의 전횡과 부실경영을 단죄하겠다는 국민연금의 의도에 다수소액주주들이 공감하면서 조양호 이사연임안은 부결된 것 같다”며
“이날 조양호 회장 연임반대를 위해서는 33%의 표결집이 필요했지만 표결에서는 이보다 3%가량 높은 주주들이 연임반대안에 찬성표를 던져 그동안 불거졌던 땅콩회항과 갑질 등 경영진의 각종 전횡에 대한 불만이 표를 통해 나타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같은 날 열린 최태원 SK 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은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26일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적용된다"며 반대하고, 염 전 총장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이해상충에 따른 독립선 훼손 우려가 있다"며 반대를 알렸다.

국민연금이 대기업 오너들의 경영권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자 기업들도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 오너들은 찍히면 조회장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된 점에 주목한다.

재계에선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 상실에 대해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평가가 내놓고 경영간섭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조양호 회장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안 부결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연금이 이번 결과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는 그동안 조 회장이 대한항공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전경련과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는 지난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과정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는 과도한 경영간섭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수차례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영향력행사 소액주주들이 합세하며 소위 찍힌 기업 오너들의 경영권에 대한 걱정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일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 오너들은 올해를 필두로 내년에도 국민연금의 입김이 커질 것으로 보고 벌써부터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설 정도”라고 설명했다.

임지혜 기자 lhjihj90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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