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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짚기] 피자업계 흑역사... 피자헛·미스터 피자 추락의 끝은 어디

  • 김철호 기자
  • 2019-05-10 09:5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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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승승장구하던 기업이 실패하는가. 많은 사람은 잘나가는 기업의 실패 원인을 성공으로부터의 자만심이라고 말하곤 한다.

반면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다소 의외의 답이 돌아온다. 잘나가던 기업이 실패하는 것은 그들이 자만해서가 아니고, 오히려 ‘열심히 해서’라는 것이다. 그것도 너무 열심히 해서라는 것인데, 문제는 이미 세상이 바뀌고 있고 새로운 게임의 룰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이 이제까지 자신의 성공을 이끌어오던 방식으로 열심히 한다는 점이다.

피자업계 선두주자로 꼽히는 피자헛과 미스터 피자는 결국 너무 열심히만 달려온 탓에 건강과 가성비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는 젊은 소비자들의 외면 속에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미스터피자'의 MP그룹이 또다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9일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MP그룹에 대해 주권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 측은 "이 회사는 상장폐지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7영업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 이의신청 만료일 경과 후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또 "이의신청이 있는 경우 이를 받은 날로부터 15영업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또는 개선기간 부여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MP그룹은 정우현 전 회장이 150억원대의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2017년 7월 구속 기소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고 그해 10월 개선기간 1년을 부여받았다.

미스터피자는 이의신청을 통해 상장사 지위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미스터피자는 10일 "MP그룹은 지난 2017년 9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들어간 뒤 지금까지 상장유지를 위해 다방면의 개선안을 빠짐없이 실천해 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 최종 상장폐지 결정을 통보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12월 추가적으로 재무개선 방안과 함께 최대주주 일가가 경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경영포기 확약서를 제출했다. 이어 매장 재활성화 프로젝트와 직영점 확대를 중심으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지난달 회계감사법인으로부터 2018년 사업보고서에 대한 '감사 의견 적정'을 받았고 이를 토대로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미스터피자는 "올 한해 매출 증대를 통한 흑자전환에 사활을 걸고 주주와 가맹점주에게 보답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을 조성하겠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회사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0년대 중반 한때 매출 3천억 원을 넘나들며 피자의 대명사로 불렸던 '피자헛'은 실적조차 공개하지 못하는 처지로 추락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피자업계 매출 1위는 도미노피자가 차지했다.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는 지난해 매출 2천130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209억 원에 달했다.

한때 피자업계의 '상징'이었던 6위 피자헛은 2018년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다. 지난 2015년 20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충격을 줬던 피자헛은 2016년 13억 원, 2017년 12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이후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매장 수 또한 2013년의 331개에서 2017년 314개로 줄어들며 위기에 처했다.

연이은 실적 부진 속에 피자헛을 직접 운영하던 미국 염(Yum!)은 국내 투자사 케이에이치아이가 설립한 오차드원에 2017년 9월 한국피자헛 지분 100%를 매각하고 한국을 떠났다.

오차드원은 '패스트 캐주얼 다이닝' 콘셉트 매장을 오픈하는 등 소비자 친화 전략을 통해 피자헛의 영업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진행 중이다. 매장 수 또한 20개를 늘리는 등 공격적 영업 전략을 구사해 회원 수를 확보해 나가고 있으나 아직 과거의 위세를 되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피자헛의 '추락'은 시장 변화 속에서 여러 내외적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피자헛은 타 브랜드들이 배달에 집중하던 상황에 기존 매출만 믿고 레스토랑 운영에 주안점을 뒀다가 성장하지 못했다"며 "이후 배달시장이 대세가 되었을 시점에 방문포장 할인과 점심 피자뷔페 할인 등 프로모션을 남발해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계 선두 업체들이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때 미스터 피자와 피자헛은 안주한 경향이 있다"며 "전통적 방식의 머물러 있는 두 브랜드에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서 철저하게 시장과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하면서 자발적 변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호 기자 fireinthes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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