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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짚기] 주세법 개정 '소·맥 전쟁'에 새우등 터지는 전통주

  • 김수진 기자
  • 2019-05-15 10: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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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법 개정을 놓고 맥주와 소주 업계간의 파워게임에 전통주 업계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이달 초로 계획한 주세법 개편안 발표를 또다시 미뤘다. 현행 종가세(從價稅: 제조원가에 과세) 체계를 종량세(從量稅: 알코올 도수 및 술 용량에 따라 과세)로 바꾸는 과정에서 생기는 주종·업체 간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세법 개정만 목빠지게 기다리던 맥주 업계에서는 기재부가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해 주세법 개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은 “맥주업계는 대체로 종량세 도입에 찬성하지만 소주·약주·과실주 업체들은 불확실성이 커진다고 우려한다”며 “업체 간 이견 조율과 실무 검토에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최근 주요 맥주·소주업체의 가격 인상을 두고 ‘주류세 개편으로 술값이 오른 것 아니냐’는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도 발표 시점을 늦추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종량세 도입을 보류 또는 취소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김 실장은 “현 단계에서 말하기 어렵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업계 관계자는 “기재부가 종량세를 도입해도 술값이 오르지 않고 모든 주종이 손해 보지 않도록 하려다 보니 스텝이 꼬인 것”이라고 답했다.

종량세 전환을 오매불망 기다린건 맥주업계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이때 주세제도를 바꾸지 못하면 불공정 경쟁 끝에 수제맥주업계가 고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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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술의 출고가에 세금을 매기는 현행 종가세를 술의 양과 도수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는 종량세로 바꿔야 한다"면서 "해외 업체들이 맥주를 수입할 때 가격을 낮게 신고해 적은 세금을 부과받는 방법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춰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다. 이는 수입맥주 점유율이 급등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 의견을 받아들여 주세 개편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소주 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종량세로 바뀌면 도수가 높은 소주의 세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맥주와 소주는 모두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주세법 개편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것은 알코올 도수가 높은 고도주 업체들이었다.

소주와 위스키, 화요 등은 증류주 카테고리에 함께 묶여 있기 때문에 세계무역기구(WTO) 기준에 따라 같은 기준으로 과세해야 한다. 예를들면 ‘증류주는 알코올 도수 15도를 기준으로 500원을 과세하고, 1도가 오를 때마다 100원씩 추가한다’는 식이다. 소주 가격을 현행대로 유지하면 위스키, 화요 등 고도주 가격이 떨어지는 구조다.

전통주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이때 주세제도를 바꾸지 못하면 전통주업계가 고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술의 출고가에 세금을 매기는 현행 종가세를 술의 양과 도수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는 종량세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화요 조태권 대표는 기재부의 종량세 도입 연기 발표에 유감을 표했다.

조태권 대표는 "품질 향상과 고급화를 통한 우리 술의 세계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는 지금, 새 주세법은 국내 주류산업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출고가에 세금을 붙이는 현행 종가세 체제에서는 어떤 기업도 좋은 재료를 사용하여 고급술을 만들려 하지 않는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종량세로의 개편은 한국 술의 품질 향상을 통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 대표는 "지금까지 60년 이상 한국의 주류 시장을 독점해온 희석식 소주 기업들은 안정적인 내수시장에서 수익을 올리며 상당한 부를 축적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기업들은 우리나라 주류의 경쟁력을 발전시켜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면서 "하지만 이들 기업들이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부를 쌓는 동안 국내 주류의 국제 경쟁력은 전혀 성장하지 않았다. 현행 주세법을 개정하지 않는다면,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수진 기자 sujinkim465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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