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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나침판] 서정진, 셀트리온 ‘40兆 투자’ 엇갈린 평가

  • 차혜린 기자
  • 2019-05-22 16: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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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는 정답이 있는 일에 살아가지 않으며 목표를 세우고 부딪혀 나가는 것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비전 2030’ 중장기 목표로 선제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그룹이 2030년까지 약 40조원의 재원을 투자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의약품 시장 선두주자로 나서고 4차 헬스케어 산업까지 진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유통망을 구축해 한국을 세계 바이오∙케미컬 의약품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의 중장기 비전이 끝날 시점에는 세계 1위 제약사인 화이자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을 올리는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도 내세웠다.

서 회장은 “화이자의 매출은 55조 원, 영업이익은 16조 원”이라며 “2030년이면 매출은 몰라도 영업이익은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셀트리온이 매년 4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어떻게 모을 것이며, 화이자와는 매출 격차가 커 다소 허황된 목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셀트리온의 공격적 성장세를 보면 충분히 실현가능한 비전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서 회장은 인천시청 본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10년간 약 4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서 회장은 인천 송도를 거점으로 25조원을 투자하는 바이오의약품 사업, 충북 오창을 중심으로 5조원을 투자하는 화학의약품 사업, 10조원을 투자해 헬스케어와 기타 산업의 융복합 가치를 창출하는 U-헬스케어 플랫폼 사업 등에 대한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자금조달은 그룹 전체 영업이익 중 일부 자금을 지속적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1단계로 오는 2021년까지 전체 투자규모 20% 정도를 투자, 2단계로 2025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한 뒤, 최종적으로 2030년 전체 40조원 투자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비전 2030을 통해 올해 인천시가 받는 지원금은 국비 3조원의 8배가 넘는 막대한 규모다.

인천·충북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한 국내 바이오 생태계 조성은 협력 산·학·연이 모이는 신산업 밸리 육성에 도움을 준다.

대규모 직간접 고용창출과 관련 지역에 기여하고 동반성장과 상생협력 취지와도 부합한다.

이번 중장기 목표는 의약품 사업 실현을 위해 약 2000여명의 R&D 인력을 신규 채용하고 케미컬의약품 공장 확충에 따른 생산시설에도 약 8000여명의 채용이 필요하다. U-헬스케어 사업 진출과 원부자재 국산화 등에 따른 10만여명의 간접 고용효과까지 더한다면 총 11만명에 달하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는 게 셀트리온 측 설명이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셀트리온이 향후 40조원이라는 투자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서 회장의 중장기 비전 선포에도 시장 반응은 의외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2대 투자자인 JP모건이 20일 거래 마감 뒤 보유지분 일부를 블록딜로 처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JP모건 계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원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해 9월에도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450만주(3%)에 대해 블록딜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원에쿼티는 “앞으로 15% 이상 지분을 보유한 투자자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함께할 것”이라고 중장기 투자 의지를 밝혔다. 그런데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주요 주주가 대규모 지분 매각에 나선 것.

블록딜 후폭풍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급락 중인 가운데 셀트리온 제약 역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화이자를 따라잡겠다는 포부에도 무리가 있다고 말한다. 화이자는 지난해 기준 시가총액이 한화 301조원으로 셀트리온의 10배 이상이다. 이제 막 매출 1조원을 돌입한 셀트리온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서 회장이 2020년에 돌연 은퇴를 선언한 것도 진정성이 떨어지는 대목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와 다르게 서 회장의 목표가 충분히 실현가능성있다라는 입장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업계는 셀트리온 영업 이익이 향후 반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신한금융투자 배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상반기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29.8%)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향 매출 증가와 기저 효과로 인해 하반기에는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64.8%)할 것으로 보인다”며 장밋빛 전망을 예측했다.

한화투자증권 신 연구원은 “좋은 실적이 연속성이 있게 잘 나오는 게 필요한데, 바이오업체는 아무래도 연구개발(R&D) 비용을 많이 쓰다 보니 그런 기업은 많지 않다”고도 설명했다.

또한 5월 기준 자산규모가 8조8천억 원을 넘어선 셀트리온의 공격적 투자를 보면 불가능해 보이지도 않는다는 것.

셀트리온은 무(無)에서 십여년 만에 1조원 매출까지 올라선 기업이다. 성장세를 이어감과 동시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다면 2030년까지 매출 30조원을 목표로 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장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남미 지역에서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제약시장 규모는 74억5000만 달러로 추산되며 전체 헬스케어 산업의 경우 매년 8%씩 빠르게 커지고 있는 시장이다.

작년 12월 설립을 완료한 칠레를 포함해 현재까지 중남미 4개 국가에서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올 상반기 페루, 아르헨티나에 추가적으로 법인을 설립, 중남미 시장 선점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22일 셀트리온은 유방암∙위암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 판매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허쥬마의 오리지널의약품인 허셉틴은 중남미 지역에서 연간 약 5200억원 어치가 팔린다.

앞서 서 회장은 “셀트리온이 시판하는 제품 하나당 1조원 이상 팔리면 2030년쯤 됐을 때 매출은 조금 버겁더라도 영업이익은 화이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매출액의 40% 이상을 연구개발(R&D)과 설비 확충에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셀트리온 측은 화이자를 경쟁 대상으로 삼은 데에 자체 경쟁력을 내세웠다.

오리지널의약품보다 값싼 바이오시밀러는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셀트리온 주력 제품 3종(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모두 빠르게 미국 시장에 침투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화이자가 화학 의약품을 많이 취급하고 셀트리온은 바이오 의약품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며 “영업이익률이 바이오 의약품이 높아 향후 이익면에서는 화이자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셀트리온이 연간 3~4조원 가치의 신약을 1개 이상 시장에 출시한다면, 10년 안에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산 규모를 갖출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그룹은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을 리딩하는 기업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국가의 헬스케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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