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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나침판] CJ E&M 이미경, 화려한 귀환 “위기 비관 안해”

  • 차혜린 기자
  • 2019-05-28 18: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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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영화 ‘기생충’의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영화 투자배급사업에서 존재감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 부회장은 영화 기생충의 제작 전반을 이끌었고 칸영화제 현장에 직접 방문해 해외 세일즈에도 힘을 실었다. 그 결과 칸영화제 최고상 수상과 함께 192개 국가에 판매되는 성과를 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5년간 CJ 영화사업을 진두지휘하며 한국영화의 글로벌 도전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그녀는 ‘해외에서도 통하는 한국영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뚝심있게 투자를 이어왔다.

성공의 이면에는 남다른 고충이 있었다. 분리독립 이후 기존에 없던 엔터테인먼트 사업 최전선에 서서 오랜 적자를 겪어왔다. 이외에도 건강 악화, 블랙리스트 건으로 퇴진 압박을 받아왔던 사실도 밝혀졌다.

2005년 세계여성상 시상식에서 이 부회장은 “어려서부터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게 인생이라고 생각해 왔다”며 “어려움을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비관을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영화 업계에서도 영화 ‘기생충’ 칸 수상과 관련해 CJ그룹이 한국영화 해외진출에 대한 오랜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한다.

CJ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원래 학자의 길을 가고자 했던 그가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하버드대에서 공부할 때 한국에 대한 열악한 인식을 접하면서부터다.

당시 하버드대에는 한국학을 비롯해 일본학, 중국학, 몽골학까지 동아시아 관련된 다양한 강의가 있었는데, 일본이나 중국 강의에 비해 한국 강의는 고작 15~20명에 불과했다는 것. 심지어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해 교수를 고용하는 데도 한계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이런 현실에 화가 나고 자존심이 상했다”며 “당시 문화적 충격이 한국 문화 콘텐츠를 발전시켜 외국 사람들에게 알리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1993년 삼성그룹에서 분리 독립한 CJ는 기존 사업과 접점이 없던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을 주력 분야로 결정했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분야로 영화는 이러한 CJ그룹 문화영토 확장의 최전선이었다.

이에 이 부회장은 CJ 문화 산업을 이끌었다. 삼성전자 미국 현지법인인 삼성아메리카의 이사로 재직하던 중 스티븐 스필버그가 창립한 영화사 드림웍스와 계약을 맺었다.

1995년에는 이재현 회장과 함께 3억 달러를 투자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배급권을 따내며 본격적인 영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했다.

오랜 적자에도 불구 영화 투자를 지속한 CJ 영화사업은 2009년 영화 해운대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첫 성과를 거뒀다. 이후 2009년과 2010년 미국과 중국, 일본에서 직접배급 사업을 시작하며 국내 영화 해외 진출도 활발히 이뤄지기 시작했다.

CJ ENM은 그동안 투자 배급한 영화 가운데 ‘밀양’, ‘박쥐’, ‘아가씨’ 등 총 10편을 칸 영화제에 진출시키는 등 꾸준히 칸에 노크를 해왔다. 특히 봉 감독과는 ‘살인의 추억’, ‘마더’, ‘설국열차’로 인연을 이어온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세세히 신경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투자에서는 ‘설국열차’ 등의 영화제작에 참여해 수익을 내는 등 주요 결정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행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방송사업부문에서 ‘슈퍼스타K'는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해 성공시킨 바 있다.

CJE&M 성공의 이면에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이 부회장이 퇴진을 종용받았던 것.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은 CJ의 사업 확장을 견제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일 ‘CJ의 좌편향 문화사업 확장 및 인물 영입 여론’이란 제목의 청와대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보고서는 ‘CJ 좌경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이미경 부회장이 회사의 좌성향 활동을 묵인·지원한 것”이라며 “국가 정체성 혼동을 막기 위해 CJ 사업에 경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CJ그룹 계열사인 CJ E&M이 제작한 영화들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았었다. ‘살인의 추억’, ‘공공의 적’, ‘도가니’ 등은 공무원과 경찰을 부패 무능한 비리집단으로 묘사하고 국민에게 부정적 인식을 주입한다고 평가했다.

천만 영화 광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하도록 해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간접 지원했다는 등의 평가를 내렸다.

당시 한 외교관 폭로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외 공관에 상영 금지 영화 목록, 일종의 영화 블랙리스트를 정부 측이 하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는 내용이었다.

조원동 경제수석비서관이 퇴진을 압박한 사실도 밝혀졌다.

조 전 수석은 2013년 7월 CJ 측에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강요했다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또한 이 부회장은 ‘샤르코-마리-투스’ 라는 유전성 신경질환을 앓고 있었다. 2014년부터는 질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건너가 일선 경영에서 물러났었다.

그렇지만 그동안 해외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계속 활동을 지속해왔다. 이 부회장은 2017년 6월 아카데미상(오스카) 후보작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경영진 파트에 신규회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덕분에 이 부회장은 보유하고 있는 막강한 인맥을 바탕으로 영화 기생충의 해외 세일즈에 힘을 보탰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사업 파트너였던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CEO는 “이미경 부회장의 반대 쪽에 배팅하지 말라”며 “이미경 부회장은 최고의 파트너다. CJ의 투자가 없었더라면 오늘의 드림웍스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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