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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짚기] 도전 ‘비거노믹스’... 동원F&B웃고·롯데리아 울고

식품업계 “韓 대체육 맛·식감 걸음마 수준” 평가도

  • 차혜린 기자
  • 2019-07-05 15: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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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채식 경제가 한창 유행이다. 비욘드미트, 임파서블푸드 등 대체육을 만드는 푸드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연일 상승세다.

한국에서도 대기업들을 필두로 대체육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동원 F&B는 미국 유명 브랜드와 독점 계약을 맺었고 롯데리아는 자체 개발한 채식버거를 시범 출시했다.

결과는 극과 극이다. 동원 F&B는 웃고 롯데리아는 울었다.

롯데리아는 야심차게 대체육을 자체 개발했지만, 맛과 식감을 살리기엔 너무 어설펐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도 아직 국내에서 대체육을 개발하기에는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국내 맛이나 식감을 살리는데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라는 것. 향후 대체육이 국내에서 새로운 먹거리 품목으로 자리잡을 지 유통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작년 12월, 국내 대기업들은 대체육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동원F&B는 비욘드미트와 독점적으로 공급 계약을 맺고 제품 판매에 돌입했다. 동원F&B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미국 유명 브랜드 비욘드 미트와 계약을 맺었다”며 “대체육 시장은 세계적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로 향후 지속적으로 제품을 선보여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반응은 뜨거웠다. 비욘드미트는 국내 출시 한 달 만에 1만팩이나 팔려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동원F&B 관계자는 “(비욘드미트 제품이) 채식형 타깃 제품이고 온라인에서만 판매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기 시장 반응이 좋다”면서 “향후 대형마트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확장 계획을 밝혔다.

이에 맞서 롯데리아는 최초로 식물성 육류 제품을 자체 개발하며 승부수를 뒀다. 식물성 패티를 만드는 국내 특허까지 내면서 시장 선점에 나섰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윤리적 미래 먹거리로 주목 받는 대체육 시장 확대 트렌드를 반영해 2017년부터 롯데중앙연구소와 개발 진행해 왔으며 100% 식물성 패티의 독자적 기술을 특허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식물성 음식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고, 미국에서는 식물성 패티로 만든 버거가 이미 유행하고 있는 만큼 롯데리아가 국내 최초로 테스트 판매에 나섰다”며 “테스트 판매 매장은 채식에 관심이 많은 젊은 고객층이 주로 활동하는 대학가 위주로 선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롯데리아 미라클버거 판매율은 심각했다. 서울 중심가 소재 3곳 점포당 하루 35개 정도가 팔렸다. 기존 인기 신제품이 출시됐을 때보다 현저히 반응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원인은 퍽퍽한 패티의 식감과 맛에 있었다.

한 소비자는 “리아 미라클버거는 머금고 있는 육즙 없이 다소 메말라 보였다”며 “이를 보강하기 위해 오리지날 미라클버거는 기존 동물성 유지나 마요네즈를 그대로 사용하고, 어니언 버거는 튀긴 양파로 기름진 맛을 추가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롯데리아 리아 미라클버거 출시는 너무 어설프다”며 “준비가 아직 덜 되었는데 무엇에 쫓기듯 급하게 출시한 느낌이 든다”며 혹평을 남겼다.

채식 버거에 그대로 동물성 유지나 유제품을 넣은 것도 일부 소비자들에게 반발을 샀다.

성명서를 낸 시민단체 동물해방물결은 “리아 미라클 버거에는 소고기 유지가 들어간 불고기 소스가 그대로 들어가며, 마요네즈와 패티를 둘러싸는 빵에는 유제품이 함유된다”며 “그 어떤 채식인도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신념을 저버리지 않고서는 버거를 소비하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채식연합회에 따르면, 비건은 빵에 들어간 탈지분유 성분만 있어도 제품을 먹을 수 없다.

따라서 롯데리아가 완벽하게 채식버거를 구현해낼 지도 불투명하다. 아직 국내에서는 모든 성분에 동물성 재료를 배제한 버거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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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식품영양 전문가는 “패티뿐 아니라 버거 안의 동물성 유지 등과같은 모든 재료를 식물성 천연물로 대체가능해야한다”며 “이미 미국 등에서는 완전한 채식 버거가 현지 시장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모든 육류를 배제한 임파서블 버거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핀란드‧스웨덴 맥버거는 계란을 사용하지 않은 마요네즈를 써 비건도 먹을 수 있도록 신경썼다.

전문가들은 아직 우리나라 대체육 식품 개발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한다.

위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아직 대체육으로 고기처럼 맛과 식감을 살려내기 어렵다”며 “현재 대체육의 맛을 살리는 일은 입지 확대를 위한 과제로 꼽는다”고 말했다.

그는 “고기 맛을 결정하는 세 가지 요소는 육즙, 고기 특유의 씹는 맛, 그리고 냄새인데, 고기 대체재로 주로 활용하는 콩고기는 단순히 콩을 갈아 글루텐으로 굳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식품연구원 조사 결과 시식단 100명을 대상 중 60명 이상이 대체육의 일종인 콩고기가 고기대용으로 부족한 이유로 ‘맛이 없어서’로 가장 많이 꼽는다.

그는 또 “특히 국내 대체 육류 시장 대부분은 두부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서구권과 달리 아직 초기 단계”라며 “미국은 콩·버섯·호박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효모와 배양해 고기 육즙까지 재현했다”고 밝혔다.

국내 채식문화가 아직 생소하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또 다른 식품 전문가는 “국내에는 구이 문화가 발달해 육질에 대한 평가 기준이 까다롭고 국·탕류에 들어갈 수 있는 육류를 선호하기 때문에 대체육이 보편화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국채식연합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채식인구는 100만~150만명이다. 이는 전체 인구의 2%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그는 이어 “현재 국내 대체 육류 시장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2008년 대비 10배 만큼 성장한 수치”라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대체육 관련 제품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있어 향후 대체육 성장 가능성은 큰 편이다”고 말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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