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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나침판] 김정완 대표, 스치면 다 매일유업...업종 이탈한 '이단아' 성공했다

상하목장부터 폴바셋까지 한 우물 안판다...국내 최초 '성인 분유'도 관심

  • 차혜린 기자
  • 2019-07-08 18: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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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효과가 미미할지라도 투자를 지속하는 것, 매일유업은 그간 다른 유제품업계가 가지 않았던 길을 걸어온 배경이다.”

유업계 이단아, 매일유업이 또 다른 변화 바람을 가져오고 있다. 매일유업이 지난 1974년 조제분유 시장을 창시한 데 이어 새로운 분유시장을 찾아낸 것.

최근 5년 간 국내 분유 시장이 침체되자, 매일유업은 분유 시장을 시니어 사업으로 개척하기로 결심했다. 아기용 모유 대용식이 전부였던 분유사업에 발상의 전환을 일으켰다.

분유업계 전문가들은 2018년부터 합계출산율 0% 시대에 들어서며 분유 수요가 앞으로 더 줄어들 거라고 전망했다. 출생아 감소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분유업계에는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대표기업인 매일유업도 타격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했다. 매일유업의 조제분유 사업은 흰 유유 사업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흰 우유 사업과 조제분유 사업은 각각 매출의 20%, 11.2% 로 영향력이 크다.

그러나 매일유업은 불황 속에서도 매년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이전부터 사업 분야를 막론하고 제 3의 길을 끊임없이 모색해온 결과다.

매일유업은 대표적으로 폴바셋과 같은 프랜차이즈 역량을 키운 덕분에 분야 외에서도 우유나 분유 소비 감소로 인한 타격을 완전히 메꿀 수 있었다.

창립 50주년 기념회에서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은 "지난 매일유업의 50년 여정은 도전과 창의의 연속이었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식문화를 창조하고 선도하는 종합식품기업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10년 동안 유업계는 장기간의 불황을 겪으면서도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우유나 분유 소비를 줄이기 시작하면서, 유업계도 매출도 급격히 하락했다고 설명한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000년 30.8kg에서 2016년 26.6kg로 떨어졌다.

유업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유 매출액 또한 성장의 빛을 보지 못한지 오래다. 2012년 대비 2017년 분유 누적 매출액은 약 46% 감소했다. 5년 사이에 절반 가량 매출액이 감소한 것이다.

그런데, 당시 유제품 시장의 고난 속에서 김정완 회장은 매출 흑자를 기록해냈다. 지난 2000년 이후부터 매일유업이 늘 변화를 취해온 덕분이다.

매일유업은 2012년에 1조723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매출 1조 클럽’에 올라섰다. 2013년에는 시장 2위이자, 라이벌이었던 남양유업을 매출 면에서 앞질렀다.

2016년에는 매출 1조6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최초로 유제품 시장 1위인 서울우유를 제치게 된다. 실적 면에서 김정완 회장은 2008년 취임한 이래 매출을 80% 가까이 성장시키는 기록을 세웠다.

매일유업이 제 3의 사업을 찾아나선 게 돌파구가 됐다. 유업계의 불황을 예견하고 사업 판로를 꾸준히 확장시켜 온 오너의 혜안이 뒷받침된 것.

故 김복용 회장은 2000년부터는 다양한 사업에 발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매일유업은 유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프랜차이이즈 업계에 나선 기업이 됐다.

2000년 합작투자로 M&L을 설립하면서 와인전문회사 ‘레뱅드매일’을 창립한 사례다. 2001년에는 이탈리아의 패션기업인 ‘아트사나’와 판매 계약을 맺고 출산·유아용품 판매 사업에 진출한 적도 있었다.

아버지의 창업 정신은 그대로 물려받은 장남 김정완 회장에게 대물림 됐다. 매일유업의 사업 다각화는 더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2006년에는 외식사업부를 신설하며 본격적으로 외식사업을 출범시킨 것이 그 핵심 원동력이 됐다. 김정완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유제품 기업의 이미지를 벗기 시작한다.

매일유업은 그간 레스토랑·와인·주류·베이커리·커피·농축산물 시장에 진출하면서 일식 프렌차이즈 ‘만텐보시’, ‘야마야’를 비롯해 수제버거 전문점 ‘골든버거리퍼블릭’과 인도카레 전문점 ‘달’ 등 수많은 브랜드를 론칭했다.

그중에서도 로스팅 에스프레소바 ‘폴바셋’은 백화점과 오피스 상권 중심으로 100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분유·우유 판매 감소로 줄어든 매출을 만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폴 바셋 성공열쇠는 매일유업의 브랜드인 상하목장, 상하농원 등 프리미엄 유제품에 있다. 소비자들은 유기농 원유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소프트 아이스크림 메뉴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또한 매일유업은 지난달 국내에 진출한 커피 전문점 블루보틀에 유기농 우유 ‘상하목장’을 독점 공급하면서 성공적인 판로 확장이 돋보이고 있다.

이러한 여러 차례의 업종 이탈 시도 덕분에 매일유업의 전체 매출에서 우유 외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차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2017년 흰 우유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5년 전보다 3% 낮아졌지만, 커피음료, 유기농 유제품 등의 매출은 13%, 상하목장 비중도 8%로 올랐다.

최근에 가장 먼저 성인용 분유 시장을 연 곳 또한 매일유업이다.

지난해 10월 매일유업은 웰에이징 영양 전문 브랜드 ‘셀렉스’를 선보였다. 성인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을 간편하게 채울 수 있는 고단백 영양 강화제품이다.

매일유업은 아예 별도의 단백질 전용 브랜드를 론칭해 파우더, 음료, 프로틴바 등 형태로 다양한 식품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유업체들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커피, 아이스크림, 이유식 시장으로 진출한 적은 있지만, 성인용 분유 제품을 시도한 사례는 국내 최초다.

매일유업은 온라인, 홈쇼핑 채널을 비롯해 피트니스 등에서 운동 시 단백질 섭취를 위해 파우더 제품을 섭취하는 시장에 착안해 주요 피트니스 센터를 중심으로 영업망을 확충해나갔다. 중장년층이나 시니어를 타겟으로 삼아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지는 시니어층의 건강 관리를 돕겠다는 게 매일유업의 새로운 발상전환이다.

결과 역시 훌륭했다. 셀렉스가 중장년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NS홈쇼핑 판매 물량은 연속 매진 행렬을 이어간 것.

전문가들도 영유아에 고정되어있던 고객군을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성인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높게 측정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우리나라도 고령화 시대로 접어든 만큼 노인 숫자가 늘어나고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최근 마시는 고단백 멀티 비타민, 밀크 프로틴바가 호응이 좋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성인용 분유는 별도 제조 설비나 인프라 투자 없이 바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고 생산라인에서 영양성분 등 설계만 달리해 생산하면 된다”며 “아직 셀렉스는 매출 규모 측면에서 기여도는 낮으나, 효율성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성장 가능성을 엿본 분유업계 경쟁사들도 줄줄이 매일유업을 뒤따른다.

다음 출시 주자는 남양유업이, 연달아 일동후디스도 성인용 분유 제품을 내놓겠다며 올해 안으로 50대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분유 제품을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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